오늘 잠실운동장서 김대건신부 순교 150돌 신앙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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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5일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사제단 집전으로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김대건신부 순교1백50주년 기념 신앙대회」에서 천주교의 토착화를 증거하는 의미로 제단을 갓 모양으로 꾸미는 한편 사물놀이. 국악성가.궁중아악등이 제례음악으로 채택돼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천주교계가 교구 차원의 대규모 행사에서 의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음악을 동원하는 것은 이번 신앙대회가 처음이다.
12만명의 신도가 참가,90년대 들어 최대규모의 천주교 모임으로 기록될 이번 대회를 기획한 행사위원회(위원장 金玉均주교)에 따르면 제1부 미사전 행사는 청년사물놀이패의 신나는 사물놀이로 막을 올린다.
이 사물놀이의 의미는 모든 것이 뜻하는대로 제대로 이뤄지도록하며,마귀를 쫓고 하느님을 맞이하는 축원의 길라잡이로 행해진다.이어 김종국신부가 이끄는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와 함께 정재만(숙명여대)교수와 벽사춤 아카데미가 무용 『아!김 안드레아(김대건신부의 세례명)』가 공연된다.김대건신부의 일생을 표현하는 이무용 역시 한국식 춤사위로 펼쳐진다.
무용 공연후 소개되는 연극 『김대건 성인』(하유상 원작.최홍준 각색.전세권 연출.유인촌 해설.박성찬외 출연)도 하느님에게로 향한 김신부의 확고부동한 효(孝)의 정신을 우리 정서에 맞게 재현한 것이다.이 연극은 원래 2시간짜리로 지 난 7월 북미주 5대도시 공연에서 호평받은바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김신부의 세례장면,어머니 상봉장면등 하이라이트를 모은 20분짜리로소개된다.
국악 채택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제2부 미사에서의 사제단 입장때다.
이때 음악은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함녕지곡(咸寧之曲)』으로 이 곡은 조선시대 임금의 행차나 궁중의례때 연주하던 예악이다.장엄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국가의 평안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음악으로 엄숙한 천주교 의식과 어울려 채택됐 다고 한다.
이와함께 사제단이 제단 가까이 이르면 강수근신부가 작곡한 국악 성가를 모든 신자들이 함께 부르고 미사후 뒤풀이도 청년풍물패의 한판놀이로 꾸며진다.
대회 행사를 기획한 조광(고려대)교수는 『김대건신부의 순교는겨레문화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이런 점에서 천주교가 민족문화의 하나로 더욱 뿌리내리도록 국악을 제례음악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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