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광협 시인 시비 96문학의 해 맞아 서귀포에 세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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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 소년의 마을엔/유자꽃이 하이얗게 피더이다/…/유자꽃 꽃잎 사이로/파아란 바다가 촐랑이고/바다위론 똑딱선이 미끄러지더이다.』 서귀포에서 태어나 서민들과 고향의 애환을 노래하다 지난 93년 지병으로 숨진 고 김광협(金光協.1941~1993)시인의 시비(詩碑)가 96문학의 해를 맞아 서귀포에 세워진다.
고향의 후배 문인들이 모여 제주의 넋과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고민했던 고인의 창작활동을 기리기 위해서다.제주에서 열리는 한라문화제 기간에 맞춰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회원들에 의해 오는 10월6일 제막되는 시비가 들어설 곳은 서귀 포시 천지연.
후배들이 푼푼이 모은 기금으로 제작되는 시비는 높이 220㎝,폭 4 크기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진다.
시비를 메울 그의 시는 제주향토 냄새가 물씬 풍기는 『유자꽃피는 마을.』 뇌졸중으로 투병중인 고인(故人)의 부친(79)을위로하기 위한 것도 또하나의 취지다.
문인협회 한기팔(韓箕八)서귀포지부장은 『폭포수.기암절벽이 많아 관광객들이 모이는 천지연에 시비를 세워 가난한 시골사람들의아픔을 노래한 고인의 뜻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고 김광협시인은 서울대사대 국어교육과와 대학원을 나와 65년『강설기(降雪期)』로 등단,『농민』『돌하르방 어디 감수광』『황소와 탱크』등 수백편의 시와 8권의 시집을 남겨 민중적 향토시인이라는 문단의 평(評)속에 현대문학상.대한민국 문학상등을 수상했다.
서귀포=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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