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평리중학교 학생들,급성백혈병 최재영군 치료비 돕기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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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혈액암에 걸린 우리 재영이를 살려주세요.』 대구 평리중학교학생들이 혈액암의 일종인 급성백혈병에 걸린 이 학교 3학년 崔재영(15)군 돕기에 나섰으나 엄청난 치료비를 충당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재영군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온 것은 지난달 중순.처음엔 감기증세를 보이더니 갑자기 목이 붓고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해 1주일만에 찾아간 경북대병원에서 급성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아입원했다.
이 병은 항암치료등을 4년정도 받아야 완치가 가능하며 여기에들어가는 치료비만도 약4천만원.
재영군은 서구평리동의 월세 20만원짜리 단칸방에서 누나 은영(17.경상여상2년)양과 단 둘이 살아왔다.야간학교에 다니는 은영양이 낮에 공장에서 일하며 버는 30만원이 수입의 전부.
부부싸움 끝에 10년전 어머니가 가출하고,아버지마저 2년전 『돈을 벌어오겠다』며 나가 소식이 끊긴 뒤 두 남매는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생활을 해왔다.
재영군이 입원한 뒤 동생을 돌보기 위해 은영양은 공장을 그만두고 학교마저 휴학했다.은영양은 『재영이가 밥도 못먹으면서 방학 내내 신문을 돌린 것 때문에 병에 걸린 것같다』며 『차라리내가 더 고생하더라도 동생을 쉬게 했어야 하는데 …』라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재영군의 담임 金수경(29.여)씨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모금운동으로 2백만원 정도가 모아졌지만 치료비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대구=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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