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종살리기>국립공원 횡단도로 생태계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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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국 주요 국립공원이 포장.비포장 횡단도로로 단절,「외로운 생태섬」이 되는 바람에 동식물 서식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김은식(金恩植)교수가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이 최근 자연생태계 보호방안을 다룬 심포지엄에 소개되면서 밝혀졌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지리산 국립공원은 전체면적이 서울의 3분의2 수준인 4백40평방㎞에 달하나 동식물들이 차량통행등에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실제 면적은 이보다 훨씬 적다.
3개의 포장된 횡단도로로 4개의 구획으로 잘려져 있기 때문이다.가장 큰 구역도 2백20평방㎞에 불과하다.
또 두번째로 넓은 설악산 국립공원(3백73평방㎞)도 한계령.
미시령등 도로 때문에 5개 구획으로 잘려 동식물 이동통로가 곳곳에서 막힌 상태다.
일반적으로 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하기 위해서는 사람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일정한 공간이 필요한데 늑대의 경우 최소한 6백평방㎞,개구리 같은 양서류도 2.5평방㎞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이런 점에 비추어 국내에서 가장 넓다는 지 리산 국립공원의 전체면적도 늑대가 살기에 좁은 면적인 셈이다.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 지정이전에 지역주민 편의등을 위해 개설된 도로가 대부분이어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작은 동물들 에게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환경부에서는 설악산.오대산.지리산등 2~3곳에 생태연결 이동통로를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내의 인식부족으로 97년도 건설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됨으로써 무산위 기에 처해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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