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瞬息間-눈깜짝이고 숨쉬는 짧은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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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瞬은 目과 舜의 결합이다.舜의 본디 뜻은 「木槿(목근)」이라고 하는 낙엽관목 식물로 일종의 무궁화라 하겠다.꽃은 화려하기는 하지만 아침에 피어 저녁이면 시들어 버린다.곧 하루살이 꽃인 셈인데 여기에서 舜은 「짧은 시간」을 뜻하는 말로도 쓰였다.따라서 瞬이라면 눈(目)의 짧은 시간(舜),곧 눈이 한번 깜빡거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본뜻은 「눈깜짝일 순」이다.일순(一瞬)이 있다.
息은 自와 心의 결합이다.自는 현재 「자기」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코」의 모습을 보고 만든 상형문자로 본뜻은 「코」다.옛날 중국사람들은 모태속에서 사람이 최초로 형성되는 부위가 코라고 여겼다.또 코는 신체 부위중에 서 가장 드러나는 부분이다(94년7월15일자「鼻祖」참조).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를 가리킬 때 코를 지칭하면서 말한다.여기에서 自가 「자신」이라는 뜻으로 전용(轉用)되자 코를 의미하는 새로운 글자「鼻」를 만들게 됐다.
그리고 「心」역시 「심장」의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다.그런데 심장의 기능은 코(自)로 들이키는 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그래서 息의 본디 뜻은 「숨쉬다」가 된다.후에는 쉬다.그치다의 뜻도 가지게 됐다(94년8월29일자 「消息」 참조).
따라서 「瞬息」은 「눈을 깜빡거리는 것과 숨쉬는 것」이 되며瞬息間이라면 그 정도의 시간,곧 「짧은 시간」을 뜻한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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