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생각은…

교직 이수제 없애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사범대 학생들은 요즘 교육인적자원부에 가산점 문제를 넘어 목적사범대로서의 대우와 올바른 교사 양성 및 교사임용제도를 요구하고 있다. 또 교직이수제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현 교직이수 과정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현재 임용시험을 보는 인원 중 사범대 출신보다 교직이수를 한 사람이 두 배 이상 많다. 이러한 교직이수는 원래 음악.미술 같은 특수교과에서 실시하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각 대학이 영리를 목적으로 실시해 인문대와 자연대 출신자 중 학점이 높은 사람에게는 교직이수, 즉 교육학 과목 몇 개만 들으면 교사 자격증을 주게 됐다.

이러한 교직이수자들이 과연 교사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수학교사는 수학만을 아는 게 아니다. 역사교사는 역사에 대한 지식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교사는 교과 내용에 대한 지식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교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올바른 교육관을 갖춰야 한다. 또 교사는 내용만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닌 그 내용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교과 교육지식이 있어야 한다.

사범대에선 바로 이러한 것을 가르치고 있다. 즉 교과 교육지식을 가르친다. 나의 경우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역사교육의 필요성은 무엇인지, 역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실제 수업에서 역사를 설명하고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지 등 교사로서 역사를 가르치는 방법을 배운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범대 학생들은 교직이수자들과는 다른 압박을 받고 있다. 우리 학과의 경우 거의 모든 전공수업이 발표로 이뤄진다. 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미리 교육실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런 수업을 하면서 "내가 교사로서 이러한 능력을 갖춰야 할 텐데"라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교직이수자는 어떠한가? 인문대나 자연대 교과가 교사가 되기 위한 학과인가? 취직이 되지 않아 교사가 되려고 교직이수를 하려는 게 그 실상은 아닌가?

가산점 1~2점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이렇게 며칠 동안 공부도 못하고 도로에서 목 터져라 외치는 이유는 아니다. 우리는 지금처럼 아무나 교사가 될 수 있는 교육현실을 바로잡고자 함이다.

김혜진 경북대 사범대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