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톱스타 체면 구겼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 톰 크루즈가 지난달 6일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의 체면이 독일에서 구겨졌다. 히트작 '미션 임파서블'의 세번째 속편을 독일 라이히스탁(옛 제국의회) 건물에서 찍고 싶다는 희망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지난달 처음으로 이 건물을 방문한 뒤 한눈에 반해버렸다.

특히 유리로 만든 피라미드 모습의 돔형 지붕이 마음에 들었다. 직접 걸어서 꼭대기까지 올라가 본 그는 단번에 결정을 내렸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찍을 안성맞춤의 장소라는 이유에서다.

영화계에서는 크루즈의 이 같은 희망을 독일의회가 받아들일지도 모른다고 점쳐왔다. 그러나 독일 의회의 입장은 단호했다. 의회 건물은 단지 뉴스 보도와 공익을 위한 목적의 촬영만 허용된다는 원칙 때문이다.

볼프강 티르제 독일 연방의회 의장은 "의회 건물은 영화 촬영 장소가 될 수 없다"면서 "의회의 품의를 지키기 위해선 어떤 예외도 허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크루즈는 독일 정부에 의회를 설득하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공염불로 끝나고 말았다.

한스 호터 정부대변인은 4일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대신 베를린 시의회 의장인 발터 몸퍼 전 시장이 중재안을 들고 나왔다. 옛 프로이센 의회 건물을 영화 촬영장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크루즈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