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목표가 100만원 '중국 쇼크'에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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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불과 얼마 전 '목표가 100만원'이 제시됐던 삼성전자가 '중국 쇼크'의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들은 중국 쇼크가 발생했던 지난달 29일 이후 삼성전자를 4거래일 연속 대량으로 순매도했다. 지난달 이후로 따지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날은 15일이나 됐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59.7%에서 57.6%로 낮아졌다. 한때 63만7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 4일 55만5000원으로 내려앉았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위축을 우려해 외국인들이 한국물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물 중 가장 비중이 크고 수익률 높은 종목인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이라며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이 차익실현을 통해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삼성전자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라는 종목 자체에 대한 우려감 때문에 주식을 판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80만원대 이상을 6개월 목표가로 제시했던 국내외 증권사 중 목표가를 낮춘 곳은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의 주가로 따진 주가수익비율(PER)은 6.1배 수준으로 상장기업들 평균 PER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IT하드웨어팀장은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긴 했지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실적이 중국 쇼크 때문에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큰 소용돌이가 지나가면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증권 민후식 연구위원은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업종별 포트폴리오도 고려해야 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반도체.TFT-LCD.휴대전화 분야에서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는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라며 "60만원대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투자자라면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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