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상식] 골프공 의 '딤플' 역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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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골프공에 딤플(움푹 들어간 모양)이 없다면 타구는 어떻게 될까. 한 프로골퍼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딤플이 없는 타구의 거리는 딤플이 있는 골프공의 절반 정도였다.

골프가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을 때 사용됐던 공도 밋밋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공을 오래 쳐 흠집이 생길수록 더 멀리간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 이후 딤플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골프공의 딤플은 과연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일까. 골프공 제조업체인 톱플라이트의 공기역학 전문가 톰 벨류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5월호에 게재한 기고문에 따르면 딤플은 공기저항을 떨어뜨리고 볼이 떠오르는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골퍼가 공을 때리는 임팩트 순간은 2000분의 1초. 이 순간이 공의 속도 및 각도, 회전율을 결정짓고 결과적으로 공의 궤도를 그려낸다.

허공에 떠오른 공은 공기의 저항에 직면한다. 공기는 공의 표면을 따라 갈라지면서 공 뒤편에서 진공상태를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된 진공상태의 힘이 클수록 뒤편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게 된다. 진공은 무엇인가를 채워넣으려는 힘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려는 공을 뒤에서 잡아끄는 현상이다.

딤플이 만들어진 공은 진공의 힘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공의 표면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딤플 주변에서 작은 회오리를 일으키며 공기저항을 분산시키는 효과다.

골프공의 딤플 수는 300~500개. 평균 깊이는 0.175㎜다. 약간의 차이가 발생해도 공의 궤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딤플은 떠오르는 효과를 최대로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역회전(백스핀)이 먹으면서 공은 떠오르는 구질을 갖게 되지만 딤플은 비행기의 날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역회전이 떠오르는 구질의 절반을 기여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딤플에 의한 것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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