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識문명의 도전과 대학改革'심포지엄-대학교육의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우리 경제가 국제화.세계화를 경험하면서 산업의 지식집약화가 진전돼 감에 따라 대학이 양성하는 인재에 대한 기업의 수요 뿐만 아니라 대학연구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대학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지식 생산능력의 결여가 우리 경제의애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에서는 종래의 학벌위주 인사관행이 능력위주의 인사정책으로점차 이행되고 있다.학생수의 향후 추이를 보면 2003년 무렵에는 대학과 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이 고졸자 수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부실한 대학교육으로는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의 낙후원인은 「경쟁압력의 결여」에 기인한다.정부의대학공급 규제로 인한 초과수요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없이 호황을 누려왔다.
대학이 현재 당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변화에 적응할 능력을상실한데 있다.분권화된 운영체제,유인체계를 무시한 교수 인사관리,경직된 대학의 지배구조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우리의 교육정책은 규제에 의해 대학교육의 질과 양을 통제하려 했을뿐 민간이 하기 어려운 부문을 떠맡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거나 경쟁을 촉진하려 하지 않았다.문민정부의 교육개혁은 이를 지양하고 대학간 경쟁강화,행정규제완화,소비자 주권 확립등을통해 왜곡된 경쟁구조를 바로잡자는 경제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원 자율화.대학설립 준칙주의.교육시장 개방등을 통해 공급측면의 장벽을 허물어 경쟁을 촉진시키려 하고 있다.향후 과제는이렇게 해서 높아진 경쟁압력에 대학이 적절히 반응하도록 유도하는데 두어져야 한다.
이는 구체적으로 대학 내부의 구조개편을 의미한다.국립대학에 대해서는 의사결정에 정부의 경직적인 간섭을 최소화하고,사립대학에 대해선 개별 사학이 얼마나 사회의 수요에 부응했는가 하는 공익기능을 평가해 차등지원할 필요가 있다.대학도 기업처럼 전략적인 경영이 절실하다.경쟁력확보를 위해 학생.학부모.기업등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고객중심 경영」이 필수적이다.
대학에서 길러진 인재를 써야 하는 기업은 기업대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대학측에 수시로 전달하고,그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호 KDI 연구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