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관·단체, 포로 학대 사건후 미군에 협조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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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시아파 봉기, 팔루자 저항세력에 대한 과잉진압에 이어 연합군의 이라크인 포로 학대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에 협조적이던 기관과 단체가 등을 돌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포로 학대 사건에 대한 독자적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나섰으며 일부 통치위원들은 "이라크 수감자들은 이라크 경찰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통치위는 또 바트당 당원이자 공화국 수비대 출신인 자심 무하마드 살리흐 소장을 팔루자 치안군 지휘관으로 내정한 미군 당국에 거세게 반발했다. 미군 당국은 이에 따라 3일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7년 동안 망명생활을 한 무하마드 라티프 소장을 팔루자의 이라크군 여단장에 기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내정자였던 살리흐 소장도 포로 학대 사건이 폭로된 직후 "팔루자 사태는 미국의 부당한 이라크 점령과 과잉진압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일 뿐이며 외국인 전사의 수는 극소수"라며 미군 당국의 팔루자 외국인 전사 색출 명령을 거부하기도 했다.

여기에 점령 직후 미 국방부의 자금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일간 알사바흐의 편집국장 및 대부분 기자들이 2일 미국의 검열 및 기사작성 개입에 반발, 사표를 제출했다. 이스마일 자이르 편집국장은 이날 1면 사설에서"미국의 돈을 받지 않는 독립신문을 즉시 창간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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