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KBS '첫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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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옛날 교복이 예쁘긴 예뻤구나.』『이승연,여고생 차림이 잘 어울리네.』 깨끗하게 다려입은 여학생 교복,두 갈래로 가지런히땋은 머리,발목에 반듯하게 접어신은 하얀 양말,그리고 청색 어깨가방. 지난달 29일 강원도춘천시 강원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KBS 새 주말드라마 『첫사랑』(극본 조소혜,연출 이응진) 촬영현장에선 참한 여고생으로 변신한 탤런트 이승연에게 눈길이 쏠렸다. 고교생으로 분한 것은 이승연 뿐만이 아니다.최수종과 배용준은 각기 교복과 군복바지 차림으로 캠퍼스에 출현,개강으로 캠퍼스를 채운 남녀 대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강원대 연못인 「연적지」에서 촬영된 이승연과 배용준의 대화장면.두 사람의 표정엔 사뭇 심각한 분위기가 배어나와 보는이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의 배경은 80년대 초.효경(이승연)과 찬우(배용준)는고교 1년생으로 어릴적부터 친구 사이다.그러나 효경은 찬우의 형 찬혁(최수종)에게 마음이 기울어 있다.효경은 길에서 우연히만난 찬우에게 오빠의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 와달라고 설득한다.효경은 극장주인의 외동딸인데 비해 찬혁과 찬우는 극장 간판을 그리는 아버지를 둔 형제다.샌님같고 깔끔한 배역만 주로 맡아온 최수종과 배용준의 색다른 변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수종이 맡은 배역 찬혁은 사려깊은 성격으로 동생 찬우에 대해 무제한적인 사랑을 갖는 인물.효경과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나누지만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채 매우 험한 생활을 전전하게 된다. 쌈박질에 능한 찬우역을 맡은 배용준은 이 드라마에서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를 벗어버린다.효경에 대한 감정을 가슴에접어둔 그는 후에 싸움실력을 밑천삼아 조직생활에까지 가담한다.
최수종과 배용준은 이번 촬영에 임하면서 머리를 짧게 깎으며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이번 드라마는 『젊은이의 양지』의 작가 조소혜와 『희망』『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딸부잣집』을 연출한 이응진PD의 야심작이다.
춘천=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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