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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圈,불교계 끌어안기 발빠른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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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와대.신한국당등 여권이 현재까지 「안좋은 관계」로 남아있는불교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화합을 이루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정(黨.政)에 포진한 일부 불교신자들은 이에 대해 『종교의 자유에 근거한 순수한 행동』(신한국당 徐錫宰의원.朴世逸청와대 사회복지수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동안 불교계와 여권사이에 조성됐던 껄끄러운 관계로 미뤄볼 때 여권으로선 97년 대선을 의식해 노력을 강화해야겠다는 의지를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
신한국당은 그동안 의원.당료중 신자를 모아 불교신도회의 결성을 추진해왔으며 9월초 함종한(咸鍾漢)의원을 회장으로 창립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모임에는 신도 의원들의 모임인 정각회(正覺會)를 이끌고 있는 서석재의원,전 정각회장 권익현(權翊鉉)의원,민주계 원로인김명윤(金命潤)의원,김운환(金운桓).전용원(田瑢源).김석원(金錫元).하순봉(河舜鳳)의원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 고 있다.
이례적으로 청와대에서도 신자인 수석과 비서관.행정관 70여명이 「청불회(靑佛會)」라는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기독교신자(충현교회 장로)이고 매주 목사를 초빙해 가족예배를 갖는 분위기에서는 매우 주목할 만한 종교모임의 발족이다.
이를 주도하는 박세일 사회복지.이각범(李珏範)정책기획수석등은두달전부터 모임을 구상해 金대통령에게 보고했는데 金대통령은 『원래 종교간에는 대립의 필요와 이유가 없는 데도 현실로는 그런측면이 있다』며 이런 모임이 화합에 기여해주길 당부했다고 한다. 청와대 안에는 현재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예불하던 불상이 현존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또 국회 정각회회장과 조계사 신도회장을 맡고있는 서석재의원이 김운환의원과 함께 통도사등 주요사찰의 종정스님들을만나면서 불교계와 여권의 거리를 좁히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정각회장 취임법회는 9월초 조계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徐의원은 『金대통령은 「내 종교가 중요한 만큼 남의 종교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등 그동안의 사건은 많은 오해와 얽혀있다』며 관계개선의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교계의 복잡한 사정에미뤄 여권의 희망대로 불교계가 현 정권에 대해 호의적으로 돌아설지는 의문이다.
신한국당의 한 불교관계자는 『불교가 30개 가까운 종파로 나누어져 있는데다 국회 정각회를 비롯해 불교단체에 국민회의.자민련의 참여도 만만치 않다』고 여권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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