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삼성-대우 이기근 대량득점 물꼬 삼성이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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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차창 밖으로 창원의 전경이 잡히는 순간 노장 이기근(31.수원삼성)의 심정은 착잡했다.94시즌을 마지막으로 정든 유니폼을벗어던지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곳이 바로 이곳 창원과 인접한마산이다.더욱이 이날 상대는 이가 선수생활을 마감했던 부산대우. 이는 1년여동안 옷을 파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톡톡 튀는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캐주얼웨어 전문점 「조랑말」.
조랑말은 그러나 축구에 대한 열정을 채워주지 못했다.결국 신생삼성의 손짓에 다시 그라운드에 뛰어든 이였다.
그러나 몸은 이제 예전만 못하다.경기도중 허리에 손이 자주 가는 것도 어느덧 30줄에 접어든 나이탓이다.
이는 그러나 뒤늦게 투혼을 불사르며 88년과 91년(이상 포철) 두차례나 득점왕에 오른 관록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이의 진가를 입증해준 확인무대.주전들이 대거 부상,조직력이 와해된 대우를 상대로 대량득점의 물꼬를 트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전반 10분 박건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찍어올려준 볼을 수비수 2명 틈새를 비집고 솟구쳐 올라헤딩슛,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통산 63골째로 올시즌 6호골이었다.
창원=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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