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통‘한~러 가스관’추진

명박 대통령이 29일 모스크바의 크렘린 대궁전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양국 관계를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맹자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는 경제 협력 중심의 관계에서 정치·군사·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된다. 이와 관련, 양국은 외교당국 간 차관급 전략 대화를 신설 개최하고, 군 인사 및 군사 기술 등 국방 분야의 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모스크바 크렘린 대궁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10개 항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또 한국의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및 이를 위한 북한 경유 가스 배관 설치 공동연구, 서캄차카 해상광구 개발, 한국의 소형 위성발사체 개발을 포함한 우주 분야 협력 확대 등 에너지·자원·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의견을 모았다. <관계기사 6면>

특히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스프롬을 통해 2015년 이후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도입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0년께 최종 계약이 체결되고, 2015년께부터 매년 750만t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나라 총수요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산 가스·광물자원의 효율적 수송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주변에 항만 부지를 제공하면 우리가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절반으로 줄어든 북양 명태 쿼터를 과거 수준인 4만t으로 회복해줄 것을 요청해 성사시켰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리 측에 자동차 합작 생산 추진을 제안했다. 두 정상은 한·러 양국이 제3국에서 에너지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키로 했으며, 한국 기업의 극동시베리아 지역 공동개발 참여를 위해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를 통해 필요한 사항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두 정상은 회담 직후 단기 복수사증 협정, 광물자원협력 협정, 가스공급양해각서, 금융협력 계약 등 2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2010년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양국 국민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사증 발급 간소화 등 법적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모스크바=최상연 기자, 사진=모스크바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