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박근혜 첫 회동] 달라진 대표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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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3일 회담은 과거와 여러 모로 달랐다.

우선 기(氣) 싸움 대신 논리와 설득이 오간 자리였다고 한다. 배석자들은 "鄭의장이 특유의 유려한 말투로 회담을 이끌었고, 朴대표는 단문(短文)형의 또박또박한 어조로 설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회담이 끝난 뒤 鄭의장과 朴대표는 모두 "실천"을 강조했다. 鄭의장은 "충분히 내용 있는 토론이었다"면서 "다음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朴대표 역시 "굉장히 진지했다"며 "실천까지 책임지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특히 한나라당 진영 대표비서실장은 "두 대표가 구태정치를 접고 서로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차떼기당 등의 불필요한 용어를 앞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회담에 양당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정책정당을 지향하겠다는 다짐대로였다.

두 사람은 1970년대 학번, 50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鄭의장은 1953년생이고, 朴대표는 52년생이다. 이 때문에 달라진 대표 회담에 대해 참석자들은 "3金식 정치를 훌쩍 뛰어넘은 '신세대형 대표'들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김혁규 전 지사의 총리 기용설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두 대표는 '선(線)'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배석자는 "형식의 변화는 실천이라는 내실이 뒤따라야 국민이 새 정치를 실감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래야 인사말에서 "희망의 정치"를 강조한 鄭의장이나, "실천의 정치"를 강조한 朴대표 모두 2007년 대통령 선거를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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