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 "긴축 본격화하면 한국이 최대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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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가 '중국 쇼크'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보험 부설 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경기가 급랭할 경우 인접국 가운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초순 작성돼 한국은행이 최근 입수한 이 보고서는 중국의 정책당국이 투자 억제책 등을 동원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9.1%에서 1%포인트 떨어뜨릴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0.5%포인트, 국내총생산(GDP)은 0.2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율은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9개국 가운데 가장 컸고, 경제성장의 둔화 폭도 홍콩을 제외하면 최대였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존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대만 등 '아시아 네마리 용'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0.27%포인트 떨어지는 데 비해 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세안(ASEAN) 4개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0.04% 하락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쇼크의 영향을 선발 개도국들이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거품 붕괴로 인해 입는 수출 타격이 같은 중화(中華) 경제권인 대만.홍콩보다 크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처럼 중국 특수를 누려온 일본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 수출은 0.23%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경제 성장에 미치는 마이너스 영향은 0.03%포인트에 불과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이 보고서는 중국 경제 성장이 1%포인트 떨어지는 연착륙 상황을 상정했지만 3% 안팎의 경착륙을 할 경우 우리나라는 수출이 급격히 줄면서 경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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