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中.高生 논술경시대회 고교생部 최우수상 우수답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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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음은 중앙일보사와 교육부가 공동주최하고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가 주관해 7월26일 실시한 제2회 전국 중.고교생 논술경시대회 우수 입상작과 심사평입니다.중.고교생부 각각의 최우수상과금상 수상자 답안을 23,24일자에 나눠 게재할 예정입니다.중.고교생부별로 2개 문항씩 출제된 전체 문제(지문)는 본지 7월27일자 13면에 실려 있습니다.
학교나 가정에서는 학생들이 먼저 답안을 작성토록 한뒤 우수 입상작과 비교해 보도록 지도하면 논술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편집자註] 아침신문에 가끔 장기 이식수술 성공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나날이 발전하는 의학기술로 이제는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이렇게 장기이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뇌사의 인정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많은 장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뇌사는 인정되는 편이 더 타당하다고 여겨지지만 뇌사인정 여부는 사람의 생명을 사람이 다루는 문제인 만큼 그렇게 간단치 않다.따라서 뇌사 인정여부를 실용적,의학적,윤리.도덕적,종교적인 여러 관점에서 고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실용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뇌사는 생명활동과 직결되는 뇌간을 포함해 뇌전체 기능이 영구적으로 정지해 의학적인 치료방법으로 소생시킬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따라서 뇌사자에게 기한없이 약을 투여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것은 제 삼자 입장에서 볼 때 낭비라 할 수 있다.
물론 뇌사자 가족에게는 그런 물질적 방법들이 최선의 방법이고실낱같은 희망일 수 있다.그러나 뇌사상태의 아들을 위해 전재산을 썼지만 결국 아들도 죽고 집안도 파탄해버린 가정이 있었다.
이런 예는 뇌사자의 죽음뿐만 아니라 가정의 재정 적 파탄이 뇌사자 가족들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따라서 뇌사를 인정하는 것이 제 삼자 입장에서 볼 때나 뇌사자 가족입장에서 볼 때 합리적이라 여겨진다.
둘째로 의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뇌사는 식물인간과 다르다.식물인간은 아직 뇌간의 몇몇 기능이 살아있는 상태를 말하지만 뇌사는 뇌간이 모두 죽은 상태다.그러므로 뇌사자는 자력으로숨을 쉴 수 없고 맥박만 뛰는 사람이다.이런 사 람은 생명과학적으로 볼 때 생명체라 하기 어렵다.생명체의 특징인 물질대사.
생장.반응등을 하지않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도 뇌사는 이미 의학적으로 인정됐다.
또 뇌사자는 장기를 많이 공급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계의큰 관심거리다.산 사람 몸에서 떼어낼 수 있는 장기는 제한적이고 그 수도 매우 적다.심장과 같이 중요한 기관은 뇌사자만이 공급해줄 수 있다.의학기술이 발전하고 장기이식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뇌사자들의 장기가 더욱 필요하게 됐다.
이런 시점에서 뇌사를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뇌사를 인정하게 되면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우리는 뇌사인정 여부를 윤리.도덕적 관점에서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뇌사를 인정하는 것이 실용적이라 하더라도 그로인해 사회에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퍼진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재산을 모으기 위해 이웃사람의 생사에 위협을 주는 일이 빈번해진다면 실용적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그러나 뇌사를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생명경시풍조를 낳는다고 볼 수없다.오히려 뇌사자들의 장기를 다른 환자들에게 이식함으로써 이웃사랑의 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뇌사자의 장기 기증소식에 숙연해하고 감동을 받는 것은 왜일까.아마도 그것은 이웃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족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 식구들의 용기와 생명의 고귀함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뇌사자 가족 입장에서도 뇌사자의 장기기증은 큰 위안이된다.실제로 한 어머니는 뇌사자인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고 나서아들의 장기가 누군가의 몸속에 살아있을 것이란 희망으로 산다고말했다.이렇게 뇌사의 인정은 이웃사랑 실천의 본이 될 수 있고,생명에 대한 고귀함을 일깨워줄 수 있으며 뇌사자 가족에게 위안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따라서 뇌사는 윤리.도덕적으로 볼 때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종교적 관점에서 살펴보자.많은 종교인들이 뇌사인정에 반대하고 있다.왜냐하면 뇌사판정을 받고 간혹 살아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종교인들은 신이 주신 고귀한 생명을인간의 손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온몸에 피가 돌고 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그리고 오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실제로 뇌사판정을 받고 수술실로 실려가다 깨어난 사례도 있다.이러한 종교인들의 말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그렇지만 종교가 가르치 는 「이웃사랑」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뇌사인정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뇌사자의 장기가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이식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이웃사랑의 본이 될 것이다.생명을 구해주는 것만큼 고귀한 사랑이 있을까.
물론 종교인들의 말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볼때 선결조건이 있다.그것은 정확한 뇌사의 판정이다.이를 위해서는 몇가지 노력해야 할 점이 있다.우선 뇌사의 인정기간을 충분히 길게 잡아야 한다.오랜 시간을 두고 뇌사자에게 변화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그리고 뇌사를 인정할 때 현재 우리나라는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전문가 2명 정도,담당의사가 참가한다.그러나 외국의 경우는 종교인.사회학자등 각 분야의 여러사람이 참가한다고 한다.우리나라에도 그런 제도가 도입된다면 뇌사자의 여러 측면을 살펴볼 수 있어 오진율도 적어지고 뇌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것이다. 이밖에도 뇌사의 인정이 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문제점을 줄여야할 것이다.먼저 뇌사자의 장기를 관리하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장기 공급량은 적은데 그 수요자는 너무 많다.따라서관리를 잘못하면 암거래가 생길 수도 있다.이렇게 되면 정말로 생명경시풍조가 만연하게 될 것이고,뇌사자가 소중히 내놓은 장기는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그러므로 정부는 장기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여겨진다.그 다음에는 국민적 의식전환이 필요하다.아직도 유교사상에 젖어 장기기증을 매우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이를 위해선 많은 홍보가 필요할 것이다. 뇌사는 실용적,의학적,윤리.도덕적,종교적으로 볼때 인정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아직도 뇌사인정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뇌사인정에 따르는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일 것이다.따라서 뇌사가 법적으로 인정되려는 시점에서 그 부작 용을최대한 막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경진 부산과학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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