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연세大 시위 연행 학생 수사현장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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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은 이날 영장청구에 앞서 이례적으로 당직 판사를 찾아가시위로 만신창이가 된 연세대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건배경을 설명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시위 학생에 대한 법원의 영장기각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을 입증.서울지검 공안2부 손 영기(孫寧基)검사등 검사 3명은 이날 오후8시30분쯤 당직판사인 김윤권(金潤權).노수환(盧壽煥)판사를 찾아가 30여분간 수사의 어려움과과정등을 자세히 설명,법원의 이해를 구하려 애쓰는 모습.
그러나 영장기각사태에 노심초사하던 검찰은 22일 오전3시가 될때까지 한부도 기각되지 않자 안도하는 표정.
한총련 사태를 총지휘하고 있는 김원치(金源治)서울지검1차장은사무실에 휴면용 안락의자까지 가져다놓고 밤새 본청과 4개지청의영장 발부현황을 초조하게 점검했으나 남부지청에서 신청된 60건모두 발부되는등 발부영장수가 늘어나자『각 경 찰서에 검사를 직접 파견해 구속대상자를 신중히 가려낸 덕분』이라고 자평(自評). …연행된 학생 대부분이김기찬.정제원 기자 …한총련 사태와 관련,무더기 영장청구가 예정된 21일 서울지법은 영장계등 관련직원들을 비상대기시키고 영장청구를 기다리는등 아침부터 긴장된 모습. 이날 당직판사는 김윤권(金潤權).노수환(盧壽煥)두 판사만 지정됐으나 서울지법은 검찰의 영장청구가 2백명선을 넘어설 경우 당직판사 추가지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
…연행된 학생 대부분이 적극적인 시위가담 사실을 부인,검.경은 이를 입증하는데 큰 애로를 겪었다는 후문.
대부분의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시위에 참여한 단순가담자』『사수대에 음식물이 우선적으로 배급됐으나 나는 사수대가 아니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채 쓰러져 있었다』면서 오히려 경찰에 증거 제시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신건수(申健洙)서울지 검 공안2부장은 『음식을 먹었는지 가려내기 위해 위내시경 검사라도 해야 할 입장』이라며 어려움을 호소.
…경찰 조사관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단순가담자와 주동자를 분류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구로경찰서의 한 조사경찰은 『궁여지책으로 여학생은 대부분 단순가담자로 처리해 집으로 돌려보내고 남학생들만 붙잡고 입씨름을 벌이고 있지만 누구 하나 쇠파이프를 들었다거나 화염병을 던졌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더구나 1학년생은 한결같이 『호기심에 선배를 따라왔다』고 말하고,고학년은 『후배가 만나자고 해 연세대에왔다.놀러왔다가 갇혔다』라는 판에 박 은 듯한 진술로 일관해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말을 맞춘 것으로 추정.또 1,2학년 여학생중에는 한총련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도 끼여있어 관계자들을 어이없게 하기도.
도봉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李모(19.인천교육대1)양은 『평소 좋아하던 학생회장이 단체여행을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며집회장에 도착해서야 한총련 집회임을 알았다고 말해 경찰은 정말로 아무것도 몰랐는지,지능적으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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