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방학 맞은 어린이 즐길만한 장소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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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2일 오후2시쯤 충북청주시북문로2가 대현지하상가 K서점 아동문고 코너.15명의 초등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책을 고르거나 구석에 앉아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갈데가 없어요.방학을 했지만 수영장말고는 갈 곳이 없어 시원한 서점에 와 책을 읽고 있어요.』같은 학교 친구 5명과 함께 시내에 나왔다가 서점에 들렀다는 崔재경(11.여.서원초등학교5년)양의 말이다.
청주시내에는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장소가 없다.
초등학생을 위한 놀이시설이라고는 청주 수영장등 수영장 6곳과우암 어린이 회관이 전부.
청주시내 초등학생은 무려 4만9천5백여명이나 수용능력이 3천~4천명에 불과한 이들 시설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프로그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2,3개의 캠프와 향교에서 실시하고있는 초.중학생 전통예절교육이 고작이다.이나마 대상인원이 30명에서 1백50명 정도에 불과해 5만여명의 초등 학생을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올여름 폭염이 계속되자 서점.백화점.오락실등에 초등학생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청주시내 주요 서점에는 방학 전보다 초등학생들이 2~3배정도몰리고 있다.시원한 냉방설비가 된 오락실의 경우 초등학생들로 연일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朴모(10.C초등학교4년)군은 『속셈학원을 마치고 나면 갈 곳이 없어 시내 백화점을 돌아다니거나 오락실에 자주 들른다』고말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보낼 곳이 없자 다니는 학원수를 늘려 초등학생들은 방학 보내기가 오히려 괴롭다.
鄭모(36.여.주부)씨는 『큰 아이를 속셈.미술 학원만 보냈으나 이번 방학에는 한곳 늘려 음악학원까지 보내고 있다』며 『사실 음악 학원은 보낼 생각이 없었으나 아이들을 보낼 곳이 마땅치 않아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청주=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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