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때 길잃어 가족과 생이별 30년만에 어머니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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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일 오전9시30분쯤 인천지방경찰청 민원실에서는 30여년동안 서로를 찾아헤맸던 모자(母子)간의 극적인 상봉이 이루어졌다.경찰의 주선으로 30년의 한을 푼 모자는 어머니 李정임(66)씨와 李씨의 아들 임기홍(林基弘.42.선원.인천 시남구구월동)씨. 李씨는 아들을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林씨가가족과 헤어진 것은 초등학교 4년때인 지난 64년11월.
경기도 파주에 사는 외삼촌 집으로 가기 위해 서울 대방동 집을 나서 서울역에서 문산행 경의선 열차에 무임승차했다 검표원에게 무임승차 사실이 발각돼 도중하차한뒤 길을 잃었다.
이후 고아신세가 된 林씨는 길을 잃고 헤매다 서울시립 아동보호소에 8년간 수용됐다.20세때 대방동 집을 찾아갔으나 가족들은 이미 이사간 상태.
林씨는 인천에 정착해 막노동과 고기잡이등 온갖 힘든 생활을 전전하다 86년 洪연숙(43)씨와 결혼을 해 아들까지 낳고 살다 지난달 24일 경찰에서 이산가족을 찾아준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인천지방경찰청 민원실 182센터를 찾아가 동 생 기영(基英.38.회사원)씨의 이름을 대며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林씨의 호소에 따라 경찰은 컴퓨터 조회를 통해 비슷한 나이의동명이인(同名異人) 42명을 뽑아 전국 경찰서에 사실조사를 의뢰한 결과 헤어진지 32년만인 19일오전 어머니.누나 순자(順子.48)씨등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 것이 다.
어머니 李씨는 『가족이 모두 매달려 5년여동안 전국 1천여곳의 고아원을 돌아다녔으나 끝내 찾지 못했었다』며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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