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권할 만한 韓食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1호 13면

“다음 끼니에 뭘 먹을까?” 이 고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요리사 폴 솅크. 어디를 가든 무언가를 더 맛보고 싶어하는 그에게 ‘외국인에게 추천할 만한 한국음식’을 물었다.

“만약 한국음식을 처음 맛보는 외국인에게라면 갈비·잡채·불고기·비빔밥 등 이미 세계인에게 검증받은 음식을 권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무엇이든 단계라는 게 필요하니까. 나의 경우 요리사니까 호기심에라도 김치찌개처럼 고춧가루와 마늘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지만, 강한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첫 경험으로는 적당치 않다.”
다음은 폴 셍크가 한국음식을 접하는 둘째 단계로 추천한 메뉴다.

해물파전
한국음식의 여러 가지 매력 중 하나는 질감이 정말 독특하다는 점이다. 생긴 것은 피자와 비슷한데 입 안에서 씹히는 맛은 전혀 다르다. 같은 밀가루를 사용했는데도 촉촉함이 대단하다. 오징어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의 꼬들꼬들함도 좋고, 같이 넣은 야채의 부드러운 씹힘도 좋고.

닭볶음탕 & 닭갈비
닭고기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애용하는 식재료다. 아마도 세계에 존재하는 국가 수의 몇 배를 곱한 만큼 요리법도 존재하지 않을까. 가장 평범한 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독특한 개성의 맛을 내는 게 어려운 일인데 한국의 닭볶음탕은 닭고기를 이용해 수프도 아니면서 구이나 찜도 아닌 아주 독특한 형태의 요리를 완성해 낸다.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 먹을 때는 땀도 나고 입 안이 얼얼하지만 매콤달콤한 끝 맛이 계속 손이 가게 만든다. 야채를 듬뿍 넣어 함께 볶아 먹는 닭갈비도 여러 가지 씹히는 맛이 재미있는 요리다.

낙지볶음
맵고 강한 한국음식의 특징을 정말 잘 보여 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꼭꼭 여러 번 씹어야 제 맛이 나는 낙지의 질기면서도 물렁한 씹힘이 먹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한다. 하하 매운 입김을 뿜으면서 열심히 씹으면 달콤함이 느껴지는 뒷맛의 묘미도 최고다.

궁중떡볶이
떡과 해물·고기, 그리고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깊은 풍미와 맛을 느끼게 하는 완벽한 음식이다. 한국음식에는 맵고 짜고 등의 강한 맛만 있다고 생각하는 외국인에게 꼭 추천할 만하다. 한국에 온 외국인이 처음 경험하는 음식으로도 훌륭하다.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반드시 먼저 소개해야 할 음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