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투혼 샤샤,라피도컵프로축구 후기리그개막 1호포 주인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컴퓨터 슈터」 샤샤(24.부산대우.크로아티아)의 「삭발투혼」. 창원벌에 삭발을 한채 등장한 샤샤는 전반15분 자로잰듯한땅볼 슛으로 정확히 오른쪽 골네트를 갈라 96라피도컵 프로축구후기리그 개막 1호포의 주인공이 됐다.187㎝의 큰키와 푸른눈을 가진 샤샤의 삭발은 다소 이례적.지난 8월초 용인합숙훈련 당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스스로 용단을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 시즌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정확한 슈팅으로 9골을 작렬시키며 단숨에 부산대우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떠올랐던 샤샤는올시즌 보스니아용병 마니치에 밀려 출장기회조차 잡기 힘들었다.
샤키 전대우감독은 1백를 11초에 주파하는 준족 마 니치의 시원한 돌파에 매료돼 샤샤의 존재를 아예 잊은듯 했다.22세때인94년말 내전에 휩싸인 조국 크로아티아를 등진채 한국땅을 밟은샤샤로선 참을 수 없는 수모였다.더욱이 그토록 미워했던 보스니아의 선수에게 밀려났다는 사실을 용납 할 수가 없었다.
실의에 빠져있던 샤샤에게 출장기회가 온 것은 성적부진으로 샤키감독이 물러나고 라이벌 마니치가 부상을 당하면서.전기리그 후반부터 출장기회를 잡은 샤샤는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며 다시 원톱 스트라이커자리를 부둥켜안았다.샤샤는 『다시는 벤치워머로 전락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창원=신성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