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종군위안부 比여성에 보낸 日총리 사과편지-日언론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상식 있는 양심적 「소수」와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애써 눈 감으려는 「다수」.일본에는 이처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두갈래 여론이 있다.『분명히 사죄해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보수 우익들은 『하루 빨 리 과거의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종군위안부로 끌려 갔던필리핀 피해 여성에게 최근 일본 정부의 위로금 2백만엔(약1천5백만원)과 함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의 사과 편지가 전달되자 일본 신문들이 보인 반응 이 그같은 일본의 모습을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일본의 권위지 아사히(朝日)신문은 『사과와 반성이라기보다 국가의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일본 정부를 비난한 반면 일본 우익을 대표하는 산케이(産經)신문은 『일본 역사에 대한 모독』 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다음은 아사히.산케이 두신문의 16일자 사설 요약.

<아사히 신문 - 반성적 시각> [총리는 누구에게 사과했는가] 총리의 편지에는 「사과와 반성」「여성의 명예와 존엄」이란 말이 두군데 나온다.「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면서」라는 표현도 있다.정부로서는 성의와 반성을 한껏표명한 셈이었을 것이다.그러나 문맥상 내비친 것은 사과와 반성의 성실한 마음이 아니라 「국가 보상」의 길을 열어주지 않으려는 주도면밀함이다.「도의적 책임」을 언급한 것은 좋다.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국가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뒤집어 표현한 것으로밖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이다.확고한 역사인식을 갖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기보다 재판등에 대한 배려를 우선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편지에는 또 국가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옛 식민지 출신의 군인.군속에 대한 대응등 다른 전후 처리 문제로 파급되는 것을막으려는 의도까지도 보인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