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회담 대화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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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대표가 3일 국회에서 대표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연합]

총선이후 첫 여야 대표회담이 3일 오전 열렸다.

정동영의장은 9시 55분 회의장에 입장해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김영춘 비서실장이 "이렇게 만나는 건 아마 처음이죠"라며 기자들에게 운을 뗐다.

이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0시 2분에 입장했고 10시3분부터 두 대표 악수하며 회담을 시작했다.

박근혜 대표는 정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카메라에 포즈를 취했고 두 대표는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내심 긴장한 듯 잠깐 짬깐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카메라 기자 1백여명이 몰려 회담장이 미어터질 정도였고 취재 기자들도 대거 몰려와 회담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다음은 회의 시작전 여야 대표간 오간 대화내용이다.

정동영:어서 오세요

박근혜:반갑습니다.

정:선거때 힘들게 다녔는데 건강은 어떻게 유지했고 비결은 있는지. 새벽부터 움직이셨는데.

박:규칙적으로 생활한 것이 도움이 됐다. 단전호흡 10년 이상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선거에 좋은 결과 나온 것 축하드린다.

정:감사한다. 한나라당도 어려운 상황에서 박대표가 지도력을 발휘해 좋은 성과 있어 축하드린다. 3선이 된 것도 축하드린다. 오늘 비가 오는데 단비가 맞겠죠.

박:(고개를 끄덕끄덕)

정:국민이 오늘 희망을 나누는 정치를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박:맞다. 희망을 많이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오늘 합의사항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회담은 계기로 정치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회담도 중요하지만 합의사항을 양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1당에다 집권당이다.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한나라당도 최대한 협조하겠다. 달라진 모습 보이면 국민들이 우리 모습 주시하므로 꼭 실천하는 것까지 책임져야 한다. 17대는 경제 살리기 당리당략으로 싸우지 않는게 중요하다. 좋은 정책 내놓는 등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살리기를 추진하면 야당도 협조하겠다.

정:좋은 말씀이다. 고마운 말씀이다. 시장이나 어디를 가도 재발 싸우지 말라고 한다. 힘들게 정치인이 도와야 한다고 한다. 17대 민의는 정치를 바꾸라는 것이다. 불교서적을 읽었는데 아수라를 거치지 않고 어떻게 여래의 땅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구를 보았다. 16대가 아수라정치라면 이를 끝내고 새정치 만들어가자. 오늘 합의된 것을 200% 실천하는 실천의 정치가 중요하다. 중국 쇼크가 진정기미가 있지만 우리가 국제사회에 뒤떨어진 우물안 개구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 빙하에서 밀려나온 물이 녹는데 그냥 흘러나갈 수도 있고 에너지로 사용될 수도 있다. 국민들은 에너지를 원한다. 17대 국회에선 그런 국회가 돼야 한다.

박:주변 여건이 매우 안좋다. 모두 우리 하기 나름이다. 출발점을 정치권이라 생각한다.

정:요즘도 민생현장 다니는 것 보니 매우 좋다. 재래시장 특별법 합의하면 시장에서 좋아할 것이다. 용천문제도 초당적 자세로 대처하는 것보니 국민들이 좋아했다.

박:재래시장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살아야 한다. 소비가 살아야 한다. 소비가 살아야 재래시장도 살고 이를 위해 투자가 투자환경조성이 정치권이 할 일이다. 남북문제 대북 문제 남한부국론이 분열돼서는 안된다. 우선 국민합의의 바탕이 돼 있어야 힘있게 남북문제 추진할 수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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