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청주교구 초등학생 대상 성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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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가 싫다고 하는데도 내 몸을 만지려고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뿌리치고 나와 경찰에 신고해요.』『때려줘요.』 13일오후2시30분쯤 충북청주시북문로3가 천주교 청주교구 가톨릭회관.1백여명의 초등학생들이 강사의 질문에 큰 소리로 갖가지 대답을 하고 있다.
천주교 청주교구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장면이다.
이 교구는 교감의 제자 성추행사건등 최근 이 지역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자 예방교육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송열섭(宋悅燮)신부는 『각종 매스컴과 출판물의 영향으로아이들이 성에 많이 노출돼 있다』며 『성과 관련된 부분.단편적지식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교육할 필요를 느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은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계속됐다.교육내용은▶어린이들의 성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된 「성과 사랑」▶남녀 생식기▶아기가 생기는 과정▶이것이 궁금해요▶내몸은 내가 지켜요▶월경.몽정▶토론 등.
아이들은 「남녀 생식기」와 관련,강사가 그림과 함께 설명할 때는 소리를 지르며 수줍어하기도 했다.그러나 「내몸은 내가 지켜요」등의 교육과정에서는 시종 진지한 자세로 강사의 말에 귀를기울였다.
『학교에서 보건교육시간에 성교육을 받은 적이 있지만 내용이 반복되고 대충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좀더 자세한 내용을알 수 있어 좋았어요.』 교육을 마친 石준탁(12.가경초등교6년)군의 소감이다.
그는 『지금까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임신이 된다는 식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됐다』고말했다. 宋신부는 『처음에는 80명 정도로 교육인원을 예상했으나 2백여명이 신청하는등 예상외로 호응도가 높았다』며 『학부모들의 요청이 많아 9월께 추가교육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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