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초대받아 물만마셔-의원윤리法 발효 美의회 새 풍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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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텍사스 출신의 래리 콤베스트(공화)하원의원은 저녁행사에 초대될 경우 참석은 하지만 정작 식사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또 상원의 중진인 앨런 스펙터(공화.펜실베이니아)의원은 옛 친구들과 스쿼시볼 게임을 할 때 자기 몫의 코트 사용료 15달러를 낸다.
미국에서 엄격하기 그지없는 의원윤리법이 발효된지 6개월이 지난 요즈음 미 언론들이 전하는 미 의회의 풍속도다.
상.하원간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선물이나 식사등 일체의 향응을 받지 못하게 돼 있는 법의 골자는 똑같다.기껏 허용되는 것이 기념품 티셔츠나 모자 같은 「값이 헐한」 기념품류다.
이에따라 의원들은 매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식사에 초대돼도 물이나 커피 정도만 마실 뿐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풍조가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상.하원 윤리위에는 「기준」에 대한 유권해석을 묻는 질의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대해 하원 윤리위의 낸시 존슨(공화.코네티컷)위원장은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예를들어 무슨 제조업협회가 연회를 주최할 경우 협회 명의로 된 초청장이 있으면 참석은 가능하다.그러나 연회비용을 로비이스트가 대는 것이라면 아예 가는 것조차 금지된다.
볼펜도 로고가 찍힌 보통가격의 기념품용이면 되지만 몽블랑등과같은 고급품은 사절이다.수수한 꽃바구니는 한번쯤은 괜찮지만 누군가 정기적으로 꽃바구니를 보내오면 그것 역시 안된다.
이처럼 「빡빡해진」 규정에 의원들은 대체로 힘들어하지만 『잘됐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찰스 그레슬리(공화.아이오와)상원의원은 『저녁 약속을 못하다보니 보통 사람들처럼 일찍 퇴근할 때가 많아 좋다』고 한다.
존 코너스(민주.미시간)하원의원은 『(선물이나 식사등의 향응은) 아예 기대하지도,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좌우명」으로삼고 있다고 말한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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