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中企지원 원로봉사'서 자원봉사 이남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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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소기업에 「종합생활기록부」를 만들어주는게 제 꿈입니다.』지난달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원로봉사단」에 자원,오는 29일부터 인천지역 중소기업체들의 해결사로 나서게 된 李南軫(58)씨는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활성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경험과 지식을 아낌 없이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은 독창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은행에서 돈빌리기가 어려워요.하지만 회사의 경영내용을 자세히 적은 「기업 종합생활기록부」를 만들어 참고자료로 활용하면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언뜻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李씨의 포부에는 재계와 학계를 넘나들며 쌓아온 다양한 경험이 어려있다.
李씨는 지난 60년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당시 불모지나다름없던 광고학에 눈떠 미국에서 광고학 관련서적을 공수(空輸)받아 독학한뒤 상경,고등학교 상업교사,은행.증권회사 간부를 지내고 인천에서 전문대 경영학과교수.기업컨설턴트. 중소기업 사장등 경제계에서 안해본게 없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경인지역재계의 마당발.
李씨는 지난해 자신이 경영하던 선박업체가 잇따른 선박침몰사고로 문을 닫게되자 올초부터 「테니스동호회」에서 만난 중소기업체사장을 도와 철제장식용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체에서 경영자문이사를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달 인천지방 중소기업청이 신문에 낸 「원로봉사단」모집광고를 보고 『이게 바로 내가 할일』이라며 그 길로 중소기업청에 달려가 봉사단 가입을 신청했다.李씨가 이처럼 중소기업 자원봉사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가 경제계의 구석구 석을 두루 거치면서 얻은 기업경영의 실제와 이론적 바탕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직 중소기업 사장으로 금융기관의 외면과 브로커들의 사기에 숱하게 시달리는 중소기업체의 애로를 가장 잘 안다는 자신감때문.
李씨가 내세우는 「중소기업 종생부 도입론」도 그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겪은 좌절과 실망의 가슴 아린 기억에서 나온 것이다. 李씨는 『「원로봉사단」의 「원로」들이 현장을 뛰어다니는 일을 중소기업청이 허락할지 모르겠지만 창구에 앉아 전화나 받는소극적인 자문따위는 하지 않겠다』며 『10개정도의 중소기업체를돌며 종생부 만드는 일에 전념하고 싶다』며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인천=은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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