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억 달러 외국환평형기금 풀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정부는 ‘달러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에 들어 있는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4일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한국은행이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고 있는데, 외평기금이 확보하고 있는 달러까지 풀겠다는 것이다. 외평기금에는 현재 550억 달러가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외평기금 달러를 풀 방침이다.

정부는 또 외화로 대출받는 것을 규제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철저하게 실수요자 위주로 외화 대출이 이뤄지도록 지도하겠다”며 “경기 전망이 어두워 기업들의 투자 목적 외화 대출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해외 투자도 조기에 회수하도록 독려에 나섰다. 지난 몇 년간 은행들이 늘려온 해외 투자를 가급적 서둘러 되찾아오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해 나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우조선해양·현대건설·하이닉스 등 공적 자금 투입 기업을 민영화할 때 외국인들이 지분에 투자하면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경영권을 외국인에게 넘기는 것은 아니고, 인수 희망자 가운데 외국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에는 가산점을 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23일 강만수 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당국 회의에서도 가장 걱정한 게 금융회사의 외화 유동성이었다. 은행들이 매일 달러를 구하러 다니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정부도 은행만큼 속을 태우고 있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우리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이 모두 하루짜리 외화자금으로 버티고 있다”며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갚아야 할 외채는 자꾸 늘고 있다. 곧 순채무국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만수 장관은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해외 차입의 단기화 현상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J-HOT]

▶ 황장엽 "급변사태 운운, 대한민국 그렇게 아량없나"

▶ 청와대 불상이 '웬말'? 기독교계 맞불

▶ "내 피고인석에 앉을래?" "그럼 100만원 줘"

▶ 故 안재환 누나, 정선희 출국금지 요청

▶ 김정일 5년전 사망, 지금은 가짜가 대역…정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