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태릉에 웬 전용경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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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한체육회가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건립키로 한 것은 다소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그러나 건립지를 태릉선수촌으로 내정한 것은 전용경기장이 왜 필요하며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다는 인상을 준다.
핸드볼 붐 조성을 위해 전용경기장을 짓는다면 관중동원이 쉬운곳에 건립돼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교통편이 좋지 않은 서울외곽의 각 종목 대표선수 합숙훈련장인 선수촌내에 건립된 전용경기장은 핸드볼 붐 조성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
비인기종목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는 핸드볼이 필요로 하는 것은 팬들의 박수소리가 귓가에 쟁쟁한 전용경기장이다.이런 점에서 『선수촌내의 전용경기장은 또하나의 훈련장일뿐』이라는 핸드볼인들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대표적인 비인기종목이면서도 세계최강을 자랑해온 「기적의 종목」 핸드볼은 최근 라이벌들의 세찬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내대회의 활성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체질을 강화,새로운 세계 핸드볼의 조류에 적응해야 할 전환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핸드볼팀 보유기업의 투자의욕을 높이고 선수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관중들과 호흡을 함께할 수있는 경기장건립은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그러나 태릉선수촌내에 「전용연습장」을 짓겠다는 체육회의 방침은 이같 은 필요성에 대해 성실한 검토를 거쳤다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급한대로짓고 보자」는 「면피주의」와 비인기종목에 대한 몰인식의 또다른표현일 뿐이다.
충분한 연구검토 없이 2백억원이상을 들여 태릉에 전용경기장을세우는 것은 예산낭비다.전용경기장이 완공순간부터 제구실을 못할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허진석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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