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국단둥사범전문학교 한국어과 김인수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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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압록강을 끼고 신의주시와 면해 발달한 단둥(丹東)시는 살기좋은 고장이기도 하고 우리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주고 있는 지역입니다.』 중국 단둥사범전문학교에서 조선족과 중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金仁洙(73)교수가 여름방학을 틈타 내한했다.3년전만 해도 한국방송대에서 중국어를 가르쳤던 金교수는 93년 중국 지역에 흩어져 있는 조선족에게 정확한 한국어를 가 르쳐야겠다는 사명감을 안고 중국 단둥으로 떠났다.
『조선족 교수들과 함께 가르치는 한국어과에는 조선족 뿐만 아니라 중국인까지 포함,1백여명의 학생이 있습니다.소수 민족들 사이에서도 우리말을 잃지 않고 지켜온 조선족들의 의지는 훌륭하지만 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한국어는 현재 우리나 라에서 사용하는 한국어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발음과 표현은 분명 우리말의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내용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金교수는 지난해 국내에서 초등학교 「읽기」교과서와 교사용 교재 1천6백권을 모아 중국의 한국어관련 교육기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중국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열성을 다했던 金교수는 지난 몇해동안 한국인이 이해 못하는 조선족 언어를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최근 「조선족언어의 중국화 현상과 조선족의 자주성 확립」이라는제목의 논문을 발표,중국 조선족의 한국어 교육 의 실제적인 자료집을 만들어냈다.金교수의 열정은 단둥지역에 한국 대학의 분교,혹은 한국의 새로운 대학 설립으로까지 키워지고 있다.
『현재 단둥지역에는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조선족과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중국인 청소년이 많이 있습니다.이들에게적합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우리 교육기관이 설립돼야 합니다.
』 지난 7월 졸업식에서 28명이 졸업했으나 한국어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하고자 하는 졸업생들의 희망을 수용할기업체가 단둥지역 뿐만 아니라 한국내에서도 찾기 어렵다는 金교수는 명실상부한 단둥지역의 한국 대학 설립을 통해 서만 산업과학문의 유기적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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