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개선해야 할 가정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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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말,
여보 이보게 보세요 여보세요.

만나고 헤어지며
인연 맺는 사이마다
흐르는 마음이 이름에 실려가네.

벗 임 동무 어르신
고운 우리말 호칭
더 따뜻하게 더 살갑게
가슴 깊숙이 쑥쑥 파고든다.

때로 이상한 일은
집안팎 가까운 이들을
낮춰 보는 편견.
남자는 높이고 여자는 낮추며
남 사정에 인정없네.

주인양반은 남편으로
집사람은 아내로 부르면
좀 좋을까.

누가 불우하다 했나?
불우이웃 대신
나눔이웃이 맞춤하다.
편부모는 한부모로
혼혈아는 다문화가정 2세로 부르자.

여자 귀한 요즘 세상에
'딸 치우다'는 말이
걸맞기나 한가
'아들 치우다'는 말 나오기 전에
'자식 결혼시키다'로
통일함이 옳다.

옛날부터 내려오던 명칭
이제는 부르지 말아야 할 호칭,
사람들 눈물 쑥 빼던 말이
많기도 많다.

남편이 죽었지만
따라 죽지 못해 미망인,
남편이 죽어
혼자 산다고 과부,
남편이 하늘이고 상전이다.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말,
하늘 아래 너와 나
함께 가는 세상 속으로
바르게 평등하게 아름답게.

*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가정시민연대가 '개선해야 할 가정용어'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행복가정 용어개선 연구팀'을 꾸려 바람직한 가정용어사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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