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도 車보험료 올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지난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데 이어 삼성.현대.동부.LG.동양 등 대형 손보사들도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 안팎 인상한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2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계속 높아져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범위요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평균 2% 안팎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별로는 지난 4월 말 범위요율을 올린 곳도 있고 5월 초 올리는 곳도 있으나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되는 시점은 다음달 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대형 손보사들이 범위요율을 올리더라도 이달 말까지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인상되기 전 보험료를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보험의 만기가 5월 말 이후인 사람은 이달 안에 계약을 갱신하더라도 보험개시일이 6월 이후이기 때문에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

범위요율이란 손보사가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지 않고 기본 보험료의 상하 5% 범위 안에서 보험료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신동아.제일.쌍용.대한화재 등 중소형사는 지난달부터 이 제도를 이용해 보험료를 2% 안팎 인상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연초 폭설로 큰 피해를 본 데다 업계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율이 떨어지지 않아 손보사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들은 손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시기만 달리했을 뿐 사실상 가격담합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동차보험소비자연합 강신욱 사무총장은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올라가는 이유는 오프라인 손보사들이 경영혁신과 서비스개선보다는 손쉬운 보험료 인상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프라인 손보사의 보험료 인상으로 온라인 보험사로의 우량고객 이탈 현상은 더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