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구형 면허시험장에 외지인들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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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일 오후2시 광주시북구두암동 「두암 면허시험장」접수처.50여평 남짓한 접수장은 응시원서를 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다.길게 늘어선 줄은 접수장을 한바퀴 돌고도 모자라 밖의 시험장까지 밀려나갔다.
그러나 이곳에 몰려들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서울.경기등 전국 각지에서 온 외지인들로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면허시험방식이 코스.주행 연결형인 「신형 기능시험」방식으로 바뀌자 옛 방식을 선호하는 시민들이 몇군데 남은 구형 시험장으로 쇄도하기 때문.
『신형방식이라곤 배워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합니까.차라리 거리가 먼게 낫지요.』2종보통 면허시험에서 7차례나 낙방 경험을가지고 있는 회사원 전문배(田文培.35.서울강남구반포동)씨도 휴가를 이용해 시험장소로 광주를 택한 케이스.田씨는 그 넓은 서울에 신형방식을 가르치는 운전연습장이 단 2곳(송파구문정동.
영등포구당산동)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놀라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24개 면허시험장중 신형방식으로 바뀐 곳은지난 3월 경남 울산시험장을 시작으로 모두 7개.그러나 아직 구형 방식을 택하고 있는 서울 강남면허시험장등 5곳도 2종 보통에 제한돼 있고 9월부터는 일제히 신형 방식을 위한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구형방식에 익숙한 응시자는 면허 따기가 더욱어렵게 됐다.
공사중인 면허시험장을 제외하고 1,2종 모두를 구형방식 그대로 보고 있는 곳은 인천.광주.제주등 3곳뿐이다.
이에따라 광주 두암시험장의 경우 하루 평균 8백~1천여명이던접수자가 최근 들어 3천명선까지 세배가량 폭주했다.약 두달전부터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접수서류를 처리하느라 직원들은 하루건너 야근을 해야할 정도로 바쁘다.
두암면허시험장 김영채(金永彩.54)경위는 『접수자의 70~80%는 외지인들로 특히 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밝혔다.
신형운전면허시험 코스는 굴절.곡선(S자).방향전환(T자)등 각기 다른 코스 시험에 합격한 다음 주행시험을 보게 돼있는 구형코스와는 달리 코스와 주행평가 과정을 7백구간에 통합한 것으로▶기어변속코스▶평행주차코스▶교차로코스▶철길건널목 코스등이 추가된 것.
구형코스의 전국 평균 실기시험 합격률이 34%인데 비해 신형코스는 합격률이 10%를 넘지 않으며 지난 1일 서울지역에서 최초로 시험을 치른 도봉면허시험장의 경우 첫날 응시자 88명이전원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다.
광주=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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