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업체들 상하이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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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전시관을 찾은 중국 바이어들이 내의용 원단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섬유업체들이 '상하이(上海)'에서 활로를 열고 있다. 섬유업계는 중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개최한 '프리뷰 인 상하이 2004' 섬유전시회에서 6억3500만달러의 수출 계약을 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실적이다. 사흘간의 전시회 동안 1만7800명의 전문 바이어를 포함해 4만75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국내 156개 섬유업체가 참가했고 특히 중소 섬유업체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내의용 원단과 광고 포스터용 반사지 등을 선보인 중소기업 전시관에는 중국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염색가공업체인 전일염공 최병옥 이사는 "특수가공 기술로 발광 원단을 개발했다"며 "중국 제품보다 품질이 앞서 예상보다 많은 수출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바이어들도 최근 '값싼 소재'보다 고품질 제품에 관심이 많아 신제품 위주로 전시했다"고 덧붙였다.

내의류업체 인따르시아 관계자는 "상하이 백화점에는 국내산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들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값보다 품질로 승부하면 얼마든지 중국시장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 수출에 치중하던 ㈜예지도 이번에 처음으로 중국시장을 노크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반사지는 고가품이지만 품질이 뛰어나다는 중국 섬유전문가들의 평가를 얻었다. 상하이시화복식유한공사 저우하이춘(周海春)연구원은 "이곳에 전시된 기능성 소재들은 중국에서는 못 보던 것"이라며 소재 관련 특성 등을 자세히 물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인 '미니멈' 부스엔 20대 중국 여성이 북적거렸다. 미니멈은 이미 2년 전 중국에 터를 잡았다. 베이징(北京).선전(深).충칭(重慶).항저우(杭州)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올 가을께는 10여개의 매장을 중국에 더 낼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젊은이 등 패션 리더층을 겨냥해 디자인한 것이 적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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