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생부'시비 이젠 끝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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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끄럽던 종합생활기록부의 개선.보완책이 나왔다.1차 개정때의석차백분율은 없애고 다시 석차 표기로 돌아가 동석차도 인정하기로 했다.개인별 평가가 어려운 예체능계와 실업계의 전공.실기교과는 석차 없이 성취도만 기록하고 고교간 학력격 차 인정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게 개선책의 골자다.
당초 종생부 도입과 함께 고교 현장의 성적올려주기로 고득점 동점자가 양산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이를 고치려니 석차백분율 같은 복잡하고 과다한 업무량을 요구하는 방안이 나왔다.여기에 특수목적고와 비평준화 지역 학부모가 나서 학교간 학력차를 인정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개혁이란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긴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 종생부 파동에서 새삼 절감한다.상대 평가식 내신제로는 암기 위주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절대.상대평가를 병행하는 종생부를 도입해 인성교육을 하자는 개혁취지였다.이를 학 교 현장이 먼저 악용하고 일부 학부모가 편승했으며 교육부마저 흔들려 혼란이 가중됐다.
이번 개선안도 악용하려 들면 끝이 없다.학교마다 성적 올려주기에 급급한다면 어떤 제도로도 막을 수 없다.학교의 권위와 교사의 신뢰에 맡길 수밖에 없고 교육청과 교육부가 이를 관리.지도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이중 특히 학교간 학 력격차 인정을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부분은 진일보한 교육정책이다.그동안 평준화원칙에 묶여 하나의 잣대로만 교육을 평가하던 방식에서 대학에 선발 자율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된 점은 향후 교육개혁을 한 단계 앞당기는 큰 변화의 예고 다.그러나 대학의 종생부 반영비율을 40%로 묶어놓는한 종생부의 공정성 시비는 끝나지 않는다.이 비율을 대학이 자율로 반영토록 해야 학교교육이 제대로 풀릴 수 있다.
말 많고 어감도 나쁜 종생부를 차제에 학교생활기록부로 바꾸기로 했다.「종생부」가 「학생부」로 바뀌는 것을 계기삼아 더 이상 작은 시비에 말려들어선 안된다.올 한해 실천해야 할 교육개혁 과제가 50여개다.종생부에 발목잡혀 개혁을 늦 추는 잘못을더 이상 되풀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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