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여름방학 과외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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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리 근교 불로뉴 비양쿠르에 사는 카미유(13.여)는 여름방학을 맞았으나 바캉스는 커녕 부진한 과목에 대한 과외공부에 여념이 없다.
올 가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카미유는 오전에는 4천프랑(약62만원)을 주고 프랑스어와 수학 개인교습을 각각 하루2시간씩 받고 오후에는 자습서와 씨름한다.
이처럼 프랑스에는 요즘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한 「바캉스과외」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90년대초부터의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프랑스의 평균 실업률은 12.5%.특히 20대나 30대초반 4명중 한명은 일자리가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녀들의 취직을 보장하는 것은 좋은 학벌뿐이라는 생각을 갖게된 프랑스 부모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자녀들에게 자율학습서나 사설학원등을 통한 과외공부 시키기에 열중하고 있다. 가장 보편화된 과외방법은 과목별 자습서.몇년전까지만 해도 바캉스 기간중 평균 30만권에 불과하던 자습서 판매는 지난해 무려 6백만권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프랑스 초.중.고교생의 수가 1천2백50만명인 점을 감안 하면 절반 가량의 학생이 자습서 한권씩을 갖고 공부하는 셈이다.프랑스 중산층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과외는 개인교습 또는 사설학원의 단기 집중학습.
「소수 개별지도」「성적향상 보장」등의 과외생 모집광고가 각종잡지에 자주 실리고 바캉스 비용을 벌려는 대학생들도 과외 아르바이트 따내느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또 부유층들은 아예자녀를 주당 3천프랑(약 48만원)씩 하는 합 숙교육학원에 보내거나 1백여만원이 드는 단기 어학연수를 영국등지에서 시키고 있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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