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업무외엔 외주로 은행 살빼기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은행들이 기존 업무의 일부를 떼내어 외부회사에 용역을 맡기는계획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감원이 어려우니까 업무 자체를 줄이자는 것이다.
군더더기 조직을 도려내고 남아도는 인력을 줄이기 위해선 핵심업무를 제외하곤 모두 외부로 넘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필요하면은행 스스로가 별도의 용역회사를 차려서라도 본부의 비대현상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청소.운전.경비분야에 한정된 외부 발주폭을 궁극적으로 은행 고유업무까지 넓히자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은행업무의 외부 이양을 위한 구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하나은행은 우선 문서송달.문방용품조달.홍보디자인등을 1차 적으로 외부 발주가 가능한 분야로 보고 인원정리.업무이양방안.업무이양때 보험처리문제등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중이다. 1차목표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고객신용조사.연체관리.경기동향조사등 은행 고유업무도 외부에 맡길 방침이다.
상업은행도 앞으로 15년 이내에 50개의 자회사(용역업체 포함)를 세워 사내 업무의 절반 수준을 떠넘긴다는 목표를 세우고가능한 업무분야를 솎아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은행업무를 떠맡기에 맞춤한 용역회사가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공동으로 여러 업종의 자회사를 세워 자사직원들을 파견해 독립운영시키는 방안이 은행 내부에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은행마다 한가지 업종씩 자회사를 차릴 경우 은행업무의 상당부분을 이양할 수 있음은 물 론 자연스레 인원 감축도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승유(金勝猷)하나은행 전무는 『외국은행의 경우 핵심 업무만남긴 채 상당부분의 업무를 모두 외부 용역에 의존하고 있다』고말하고 『불필요한 업무와 인원을 모두 끌어안고 있는한 외국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진세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