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공룡이 무섭게? 도깨비가 무섭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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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옛날 옛날, 아빠 엄마가 어렸을 땐 말이야”로 운을 떼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귀를 쫑긋 세우는 아이. 정말 아빠엄마 어린 시절을 호랑이 담배 먹던 옛날로 여기는 건 아닐까.

『아빠 어렸을 적엔 공룡이 살았단다』는 이런 풍경을 그대로 그림책으로 옮겨 놓았다. 아빠의 추억은 모두 고인돌 시대의 이야기쯤으로 생각하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화다. 작가는 페이지마다 “아빠 어렸을 적엔 …”이라고 말머리를 연 뒤, 공룡 버스를 타고 다녔다느니, 냉장고가 없어 음식을 남김없이 먹어 치워야 했다느니, 수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도 털가죽 팬티만 고집했다고 말한다. 또 지금의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도 알려준다. 아빠 어렸을 적엔 감기라도 걸리면 약이나 주사가 없어 그냥 죽는 거였고, 지금처럼 마음껏 여행을 떠날 수가 없었다나? 그 내용이 과장이든, 익살이든 아빠가 들려주는 공룡 시대 이야기는 흥미 만점이다.

서양 작가가 공룡 이야기로 아이의 관심을 끈다면, 우리나라 작가는 뭐니뭐니해도 도깨비 이야기다. 신간 중에서는 도깨비 캐릭터를 앙증맞게 그려낸 『아비까비 꼬비까비』가 눈에 띈다.
숲 속에서 꼬마 도깨비들과 아이들이 만나 서로 무서워하다 친구가 된다는 줄거리. 꼼지·마수리·뽀야 같은 귀여운 이름을 가진 도깨비들이 생명을 키우고 보호하는 도깨비들이 산다는 토리아드 마을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 한바탕 놀이를 하는 장면은 커다란 펼친 그림으로 표현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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