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유력 언론이 잘못된 여론 바로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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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본지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겸따마다 운동’을 공동 취재하고 보도한 것은 한·중 언론 교류사는 물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가 크다. 특히 중국 공산당을 대표하는 신문이 자국 내에서 외국인들이 벌이는 민간 시민운동을 집중 조명한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이번 공동 취재·보도는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 개막 직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장옌눙(張硏農) 인민일보 사장이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의 대표적인 두 언론이 적극 나서자고 합의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인민일보 초청으로 한국 언론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중했던 홍 회장은 베이징에서 장 사장과 ‘올림픽 대담’을 가졌다. <본지 8월 8일자 1, 5면>

장 사장은 “인민일보는 잘못된 여론과 행위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왔다”며 “양국 국민 간에 오해가 발생하거나 정서적으로 과격한 일이 발생할 때 인민일보와 중앙일보가 나서서 왜곡된 여론 흐름을 바로잡는 역할을 맡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회장은 “중앙일보는 올바른 중국 보도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기간 중 중국인의 반한 감정이 가시적으로 나타나자 중앙일보는 올림픽 직후 재중 한국인 103인 설문조사 등 다각도로 취재하고 중국·한국 지식인의 제언 등 구체적 해법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재중국 한국인회가 준비하던 ‘겸따마다 운동’도 자세히 소개했다. 중국·한국 내에서 동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베이징대 한국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쓰촨(四川)성 대지진 이재민 돕기 캠페인에 나섰다.이를 안 인민일보는 18일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 지역인 왕징(望京)에서 본지와 공동으로 한국 유학생들의 이재민 돕기 운동을 공동 취재했다. 19일에는 인민일보 본사 회사의실에서 ‘겸따마다 운동’ 실무 책임자인 임영호 재중국 한국인회 수석부회장을 2시간 동안 공동 인터뷰했다.

본지와 공동 취재한 인민일보의 쉬바오캉(徐寶康)고급기자는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10년씩 모두 20년을 한반도에서 활동한 베테랑 기자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6월 20일 인민일보를 방문했을 때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취재한, 진정한 고급기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한·반중 문제는) 두 나라가 새로운 시기로 새롭게 도약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양쪽 모두 수교 이후 지난 16년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앞으로도 ‘겸따마다 운동’ 등 양 국민의 친선과 우호 관계를 도모하는 활동을 적극 취재·보도하기로 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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