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월드컵만큼 대한민국 널리 알릴 F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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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는 무엇일까. 월드컵·올림픽은 누구나 예상했을 것이다. 나머지 하나가 자동차 레이싱 경기의 최고봉인 포뮬러1(F1) 그랑프리 대회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F1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F1 선수는 골프의 특급 스타 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F1 그랑프리는 11개 팀 22명의 선수가 매년 17~18개국을 돌면서 승부를 겨루는 세계 챔피언십 대회다. 배기량 2400cc급 780마력에 8기통 엔진의 차로 기량을 겨룬다. 흔히 ‘머신’이라 불리는 이 차의 대당 가격은 최소 1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한다. 연간 관중 동원 및 TV 시청자 수로 따져볼 때 F1의 영향력은 엄청나다. 세계 184개국에서 6억 명 이상이 경기를 시청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2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모터 스포츠 마케팅 현황은 어떤가. 아직은 초보 수준이지만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CJ수퍼레이스, 한국 DDGT 챔피언십, 한국 온·오프로드 통합 대회인 R1 등 레이싱 대회가 꾸준히 열린다. 경기장마다 유명 레이싱 모델들은 관중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2010년 전남 영암에선 코리아F1 그랑프리가 개최된다. 다음달 4일에는 BMW-자우버 F1팀이 한국을 찾아 한국의 F1 개최를 축하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모터 스포츠는 자동차·타이어 등 관련 업체는 물론 다양한 기업에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치는 무대다. 특히 자동차 관련 기업에는 최첨단 기술의 시연장이다. 타이어 등 레이싱 관련 제품들을 고온·고압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개발해야 한다. 모터 스포츠를 통해 제품 기술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제품 생산에 반영한다. 또 레이싱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브랜드 신뢰도가 올라가는 등 마케팅 효과가 매우 크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모터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ING·파나소닉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이제 2010년이면 또 하나의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한국에서 열린다.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F1 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올림픽·월드컵을 모두 개최한 나라 중에 F1을 열지 않은 나라도 한국뿐이다. F1은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세계인에 과시할 좋은 기회다. 아울러 ‘대한민국’이란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박병관 한국타이어 기업커뮤니케이션 팀장 (모터스포츠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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