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김 ‘미국이여 나를 따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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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앤서니 김은 19일 밤(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밸핼러 골프장(파71)에서 개막한 라이더컵에서 미국팀의 선봉장을 맡았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라이더컵은 2년마다 열리는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미국팀 주장 폴 에이징어는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앤서니 김의 파트너로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을 내세웠다. 유럽팀 주장 닉 팔도 역시 올해 메이저 대회 2관왕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유럽 투어의 강자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을 묶어 내보냈다.

명실상부한 에이스끼리의 대결. 처음으로 라이더컵 무대를 밟은 앤서니 김은 평소처럼 당당한 모습이었다. 포섬 방식(두 명의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것)으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결이 벌어진 골프코스는 마치 축구 경기장을 방불케 했다. 웃통을 벗은 채 ‘USA’를 연호하는 갤러리도 눈에 띄었다.

이날 경기에선 오후 11시30분 현재 미국의 앤서니 김-미켈슨 조가 유럽의 해링턴-카를손 조와 9번 홀까지 올스퀘어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미국팀 주장 폴 에이징어는 개막에 앞서 앤서니 김과 미켈슨을 한데 묶은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대표 가운데 앤서니 김과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한 선수가 절반이나 됐다. 미켈슨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미켈슨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앤서니 김과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에 그의 뜻대로 해줬다.”

미국팀 주장 에이징어와 다른 미국 선수들이 우즈의 공백을 메울 인물로 짐 퓨릭, 스튜어트 싱크 등을 제치고 앤서니 김을 지목한 셈이다.

앤서니 김 역시 미켈슨과 파트너가 되기를 원했다는 후문이다. 앤서니 김은 “미켈슨과 나는 둘 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공통점이라 서로 잘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켈슨 역시 “앤서니 김과 파트너가 되면 편하다. 더구나 첫 조로 나가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역대 전적에서 24승2무10패로 앞서 있는 미국은 최근 대회에선 3연패를 당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렇지만 우즈가 빠진 상태라 올해도 유럽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포섬과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좋은 스코어를 채택하는 방식) 4경기씩을 치르고, 3일째 마지막 날에는 미국 10명, 유럽 10명의 선수들이 각각 싱글 매치플레이를 벌여 승부를 가린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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