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대회 9일째 취재기자 중간결산 방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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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애틀랜타올림픽이 28일(한국시간)로 개막 9일째를 맞으면서 대회일정이 절반을 넘어섰다.한국선수단은 27일까지 금3.은4.
동2로 종합 10위를 기록,당초 예상보다 다소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으나 양궁.여자핸드볼.여자하키.배드민턴. 레슬링 자유형등에서 추가메달을 기대하고 있다.이번 대회는 근대올림픽 창설1백주년을 맞는 올림픽 답지 않게 곳곳에서 대회운영의 미숙함을드러낸데다 대형 폭발사고까지 발생,「낙제올림픽」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애틀랜타 현지에서 취 재중인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국선수단의 모습등 대회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편집자註] -「하틀랜타」라는 별명이이었어요.취재 때문에 마르타(MARTA) 전철에 탑승했던 날,공교롭게도 지상 10여 레일 위에서 40분간이나 열차운행이 정지된 적이 있었습니다.37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마저 작동을 멈춰 땀이 비오듯 하는데도 누구 하나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안내방송조차 없었는데도 침착하게 기다리는 질서의식을 보여줬습니다. -「하틀랜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이곳 날씨가 더워 선수단.취재진.관광객들이 모두 고생이 많지요.
-한낮에는 수은주가 38도이상 올라갑니다.습도가 높아 마치 사우나탕안에 들어있는 것 같지요.조직위는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쓰러질 것을 염려,시내 곳곳과 경기장 주변에 앰뷸런스와 식수차를 대기해놓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이번 대회를 통해 한몫 잡으려는 상혼(商魂)은 철저하게 발휘되고 있다지요.
-예,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코카콜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이번 대회 최대 스폰서답게 거리 곳곳에 붉은 색 코카콜라 기(旗)가 나부끼고,도심 센테니얼 올림픽공원에 우뚝선 코카콜라전시관은 13달러의 비싼 입장료와는 달리 볼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또 공식스폰서인 버드와이저는 애틀랜타 중심부에 「비어가든」을 설치해놓고 맥주 한잔에 3달러를 받고 있습니다.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에게 화장실 사용료를 따로2달러씩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위는 각국 보도진에 올림픽기간 메인프레스센터 주차비로 6백여달러를 징수했습니다.그러나 나중에 인근 주차장의 하루 주차료가 5~15달러에 불과한 것이 알려져 보도진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지금도 메인프레스센터 화장실 벽 에는 조직위를 비판하는 낙서들로 가득차 있지요.
-하지만 이번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외지에서 온 관광객 숫자도 얼마 안되고,찾아온 관광객들도 더운 날씨와 빈약한 행사내용에 실망해 금방 떠나는 분위기였습니다.
-거리의 인파 대부분은 현지인 또는 인근 캐롤라이나.플로리다주에서 온 당일치기 관광객이었습니다.
-그러니 올림픽 경기가 좋을 리 없지요.호텔.식당.상점에서부터 술집.노점에 이르기까지 파리를 날린다고 울상들이었어요.오죽했으면 외지에서 온 노점상들이 시청으로 몰려가 항의농성을 벌였겠습니까.이들은 노점을 차릴때 시에 납부한 자리세 를 건지기는커녕 집으로 돌아갈 차비도 못벌겠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정리=손장환.정제원 기자〉 *참석자▶이민우 스포츠.문화섹션담당 국장▶김동균 뉴욕특파원▶임철민 애틀랜타지국장▶권오중 차장,손장환.정태수 기자(이상 체육부)▶조현욱 기자(문화부)▶정제원 기자(사회부)▶신동연.김진석 기자(이상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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