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관광 대국 프랑스의 친절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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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프랑스 관광업계는 요즘 관광 성수기를 맞아 친절 캠페인인 「봉주르」(안녕하세요)운동을 한창 펼치고 있다.
프랑스는 잘 알려진 관광대국이다.
지난해에만 5천9백90만명의 외국관광객을 유치,1천3백70억프랑(약 22조원)상당을 벌어들였다.관광객수는 지난 89년 이후 7년째 세계최고다.
그럼에도 최근 전개되고 있는 「봉주르」캠페인에는 「이대로 가면 최고자리를 내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한햇동안의 외국인관광객 숫자가 지난해 15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2%(약 2백만명)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랑스관광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인관광객 감소는 거만하며상냥치 못한 프랑스인의 태도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이어『외국인들은 오만한 프랑스대신 동남아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이에 프랑스정부와 지자체, 관광업계는 일제히 범국민적 캠페인에 들어갔다.
관광업 종사자에 대한 외국어및 직업의식교육,공항세관원의 미소교육,택시의 청결유지와 24시간 예약체제 보급등이 주된 내용이다. 지자체들은 공동으로 자기 도시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친절.서비스 점수를 매기도록 해 「미소의 도시」를 선발할 예정이다.호텔들도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 환전서비스와 함께 무결점 운동에 나섰다.
이같은 프랑스의 호들갑스럽기까지한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저절로「관광한국」의 현주소를 떠올리게 된다.
최근 서울을 방문했을때 기자는 예전과 다름없는 비싼 물가에 바가지요금,그리고 어딜 가나 불친절한 현장들과 부닥쳤다.
소폭의 관광객 감소에도 프랑스 민관(民官)은 이처럼 거국적 대응을 하고 있는데 관광자원도 부족한 한국은 막대한 여행수지 적자에 어떤 대응책을 갖고 있는가.
고대훈 파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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