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P 급등 ‘금리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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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금리가 급등했다. 미국발 금융 쇼크가 주가와 환율에 이어 금리까지 흔든 것이다. 18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29%포인트 오른 연 5.89%로 마감했다.

이날 금리 상승폭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금리가 크게 올랐던 2003년 3월 12일 이후 5년6개월 만의 최대치다. 삼성증권 남우도 연구원은 “이달 초 ‘9월 위기설’의 와중에도 채권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로 돌아서며 금리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리먼브러더스 투자 손실로 단기자금(콜)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던 일부 증권사와 현금을 확보하려는 은행도 보유 채권을 싼값에 내놓으며 금리를 끌어올렸다.

주가도 반등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2.84포인트(2.3%) 하락한 1392.42로 마쳤다. 전날 44원 내렸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37.3원 급등한 1153.3원을 기록하며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6개 주요 중앙은행은 18일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에 2470억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국가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받는 등 갈수록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스 앤드 푸어스(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위원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미국의 재정이 악화돼 최상급(AAA)인 국가 신용등급의 하향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국가 부도의 위험이 없고, 신용등급도 최상급을 유지한다고 국제경제 교과서에 써 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셀 미국(Sell USA)’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에 미국 시장에서 748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특히 단기 자금이 대규모 예금 인출에 따라 666억 달러나 빠져나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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