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 원맨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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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 쓰인 양준혁(삼성) 이름 옆에는 '3'이란 숫자가 환하게 빛났다. '3'은 야구에서 1루수를 나타내는 숫자다. 그러나 마치 이날 자신이 기록할 3안타.3타점, 그리고 팀의 3득점을 예고하는 듯 밤을 밝히고 있었다.

이승엽(롯데 머린스)이 일본으로 떠난 뒤 삼성의 새 1루수를 떠맡은 양준혁이 2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비롯, 4타수 3안타.3타점을 뽑는 '원맨쇼'를 벌이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양준혁은 1회 1사1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로 선취점을 기록한 뒤 1-0으로 앞선 3회 솔로홈런에 이어 5회 솔로홈런을 연이어 터뜨리며 팀의 3득점을 혼자서 뽑는 괴력을 발휘했다. 양준혁은 시즌 홈런 수를 9개로 늘려 박경완(SK.12개), 브룸바(현대.10개)에 이어 오리어리(삼성.9개)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프로 12년차인 양준혁은 1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통산 1600안타에 각각 한개만을 남겨 놓게 됐다.

전날 더블헤더 두 경기 연속 세이브를 챙겼던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8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 볼넷 2개를 내줬으나 무안타.무실점으로 막아 이틀간 3세이브를 기록했다. 5게임 연속 세이브 행진을 벌이고 있는 임창용은 시즌 6세이브(1패)로 선두 조용준(현대.8세이브)을 바짝 추격했다.

한화는 대전에서 고졸 신인 김창훈의 3연속 선발승을 앞세워 3연승을 달리던 두산을 11-2로 크게 눌렀다.

김창훈은 0-0이던 2회초 두산 장원진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은 뒤 2-1로 앞선 3회초에도 김동주에게 동점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전날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팀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며 신인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화는 3회말 데이비스의 2타점 2루타와 엔젤.임수민의 적시타로 단숨에 4점을 뽑아 6-2로 달아난 뒤 4.5회에도 한점씩을 보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창훈은 6이닝 6안타.2실점으로 시즌 3승(무패)을 기록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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