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특선 "아기공룡 둘리" 만화영화에 새 이정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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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볼만한 국산만화영화 한편이 나왔다.24일 개봉된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은 최근 몇년새만들어진 국산만화영화중 가장 알뜰하게 잘 만든 작품이란 평가를받고 있다.
기존의 만화영화들은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구겨 넣다보니 극전개의 비약이 심하고 대상층이 불분명해 실패의 요인이 돼왔다.
그러나 『아기공룡 둘리…』은 원작에 집착하지 않고 80분 길이에 맞는 이야기를 새로 썼고 대상층을 처음부터 초등학생으로 잡았다.줄거리는 되도록 단순하게 전개하고 대신 음악을 최대한 활용해 어린이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한 것.『아기공룡 둘리』는 83년 만화월간지 『보물섬』에 연재되면서 알려졌다.원작자인 김수정씨가 직접 총감독을 맡은 극장용은 원작의 내용을 대폭바꾸고 등장인물의 스타일에도 수정을 가하는 한편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시켜 작품의 면모를 일신했다.둘리는 원작보다 훨씬 통통하고 동그스름해졌으며 마이콜도 어려보이고 동그스름하게 성형했다. 전반부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둘리가 남극의 빙산 속에 갇힌채서울로 흘러들어와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된다.그리고심술쟁이 어른 고길동씨 집에 들어와 주변인물들과 벌이는 에피소드가 중심을 이룬다.그러나 후반부는 원작에 없는 SF와 액션이가미된다.미래의 일이 궁금해진 둘리 일당이 타임머신을 잘못 건드려 우주공간을 표류하게 된 것.그러다 도착한 곳이 사후 영혼들의 세계인 얼음별이다.그곳에서 우주의 지배자가 되려는 악당 바요킹과 둘리 일당이 싸워 이기는 모험으로 결론을 맺는 가운데둘리와 엄마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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