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사칭 일본인 2명 일본선 유명한 국제 사기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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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청와대를 사칭하며 액면가 22조원의 위조 수표를 현금화하려다검거된 일본인 2명은 수표위조 전문 국제 사기꾼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24일 오카자키 가즈토시(73)와 시바미야 아키오(49)등 2명을 관세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검찰이 일본 경찰에 이들의 신원조회를 의뢰한 결과 오카자키가 일본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M자금 사건」의 주범인 것으로 밝혀졌다. 「M자금 사건」이란 81년 스위스은행에 보관중이던 미국 국방부 비자금 2천억엔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요코하마 은행에 거액의 수수료를 요구한 유명한 사기사건.
검찰조사 결과 오카자키는 그동안 이란 팔레비국왕의 상담역,영국왕실 전용 의복디자이너,일본 핵공업대표,나무코하쿠사 대표등을사칭하며 국제적 명사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카자키는 이러한 직함을 들먹이며 위조수표의 자금 출처를 팔레비왕이 일본은행에 숨겨놓은 재산 또는 영국왕실 오페라하우스 개축 찬조금등이라고 속이며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오카자키가 서울 롯데호텔에 장기투숙하면서 청와대등 정.관계 인사를 자주 언급한 것도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거액수표의자금 출처에 대해 신뢰감을 주려는 상습적인 수법이었던 셈이다.
검찰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이번 사건과 똑같은 다이이치간교(第一勸業)은행 위조수표 1조2천7백억엔을 소지한 일본인 여성이 체포된 적이 있으며 94년 일본에서도 1백억엔짜리 다이이치간교은행 위조수표의 지급을 요구하던 사기꾼이 적 발된 사실로미뤄 이들의 조직이 국제적 규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조직범행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오카자키등은 『일본내 수표위조 조직을 폭로하면 귀국후 죽을 수도 있다』며 진술을 거부,이번 범행에 야쿠자 조직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는것으로 보고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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