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도심의 시민휴게소 쓰레기로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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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4일 오전 경남진주시신안동 남강 둔치.고기를 구워먹고 버린숯덩이며 소주병.비닐봉지.과자 부스러기.깔고 앉은듯한 신문지들이 볼썽사납게 나뒹굴고 있다.맞은편의 망경북동.칠암.망경.상평.하대동 둔치등에도 과자봉지가 바람에 날린다.수 박.참외.포도등 과일껍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낀 부근 주택가 주민들과 일반시민들이 한밤 더위를 식히러 나갔다가 먹고 버린 것들이다.피서객들을 따라몰려든 포장마차와 노점상들이 음식물 찌꺼기등 쓰레기나 개숫물을강가에 마구 버려 고약한 냄새까지 진동한다.한 증탕같은 열대야(熱帶夜)가 계속되면서 전국 곳곳 도심의 시민휴식처가 때아닌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다.보는 눈이 없는 어둠속에 시민의식 집단 실종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창원시청앞 1만여평의 시민휴식 광장도 매일밤 인근 아파트단지주민등 1천여명이 몰리면서 밤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창원시는 하루평균 쓰레기 10여 부대를 치우고 있다.
경남도내 한밤의 「반짝 피서지」인 밀양시삼문동 밀양강 둔치,마산시동성동 수협앞 방파제등도 쓰레기 때문에 골치다.
더위도 식히고 부산항의 야경을 즐기려는 시민.관광객들로 붐비는 용두산공원에도 곳곳에 술꾼들이 버린 술병.음식찌꺼기등이 이곳 저곳에 널려 악취를 풍긴다.
가족단위의 여름밤 피서지인 충북청주시향정동 솔밭공원,대전시내한복판인 서대전 시민공원(3만여평)도 예외가 아니다.
이같은 현상은 쓰레기종량제 실시 여파.전국 대부분의 시.군은이들 시민휴식처에 쓰레기통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있던 쓰레기통도 지난해 줄이거나 없애버렸다.때문에 시민들은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면 처리에 돈이 들고 주변에 쓰레기통도 없으니 그 자리에 몰래 버리고 가는 것이다.
대전시중구청 공원계 홍영의(洪永義.30)씨는 『날마다 공익요원 7명이 서대전 시민공원 쓰레기를 치우고 있으나 깨진 병까지방치돼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김상진.안남영.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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