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중국 경기…연착륙 가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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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관차'의 폭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동을 걸기 시작했지만 약발이 먹히질 않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비즈니스 위크 등 외신들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경기의 장기침체 국면)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7%로 예상치(9.2%)를 훌쩍 뛰어 넘었다. 총통화(M2) 증가율은 2월 19.4%, 3월 19.2%로 인민은행의 목표치(17%)를 계속 웃돌았다. 금융회사의 대출도 21% 늘었다. 대표적인 과열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산업은 올 들어 172%, 시멘트는 133%씩 투자가 늘었다.

급기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까지 나서 경기진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29일에는 중국 교통은행.상하이푸둥발전은행 등 민간은행들이 이례적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표현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올리고, 시멘트.철강.부동산 등 업종의 자기자본 비율을 강화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통제책이 지방정부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효과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제의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증권 신후식 박사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년보다 낮아지겠지만 성장의 원천인 수출과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연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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